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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하원서 튼 싹, 62년만에 연방 상원 결실

Los Angeles

2026.09.21 19:19 2026.09.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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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정치사: 서부에서 전국으로]

알프레드 송 가주 의회에 첫발 후
로컬에서 주·연방까지 진출 확대
동·서 넘어 한인 정치 전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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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의회 진출로 첫발을 뗀 한인 정치사는 60여 년 만에 연방 상원 시대를 열었다.
 
1962년 알프레드 송의 가주 하원의원 당선을 시작으로 1992년 김창준이 처음 연방 하원에 진출했다. 이어 2020년 선거에서 한인 연방 하원의원 4명이 연달아 당선됐고, 2024년에는 앤디 김이 첫 한인 연방 상원의원에 올랐다.
 
이 같은 굵직한 흐름 속에서 한인 시장과 시의원, 교육위원 등도 곳곳에서 탄생했다. 활동 지역도 가주를 넘어 하와이·워싱턴·버지니아·펜실베이니아·조지아·뉴욕 등 전역으로 확대됐다.
 
한인으로서 주류 정치사의 첫 페이지를 쓴 인물은 변호사 출신 알프레드 송(한국명 송호연)이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송 변호사는 1962년 가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가주 의회에 진출한 최초의 한인이다. 1966년에는 가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1978년까지 의정 활동을 했다.
 
그의 지역구는 몬터레이파크를 포함한 당시 45지구였다. 한인 인구와 정치 기반이 미미했던 시절, 비한인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구에서 잇따라 승리했다는 점에서 주류 정계 진출 가능성을 처음 입증한 인물로 평가된다.
 
연방 정치의 벽을 처음 넘은 정치인은 김창준(영어명 제이 김)이다. 토목사업가였던 그는 1990년 신설 도시 다이아몬드바 시의원에 당선됐고, 1991년 시장직에 올랐다. 이어 1992년 가주 41지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최초의 한인 연방 의원이 됐다. 이후 1999년까지 3선을 지냈다. 지방의회에서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쌓은 뒤 연방 의회로 진출한 김창준의 정치 경로는 이후 한인 후보들의 모델이 됐다.
 
1992년 LA폭동은 한인 정치 참여의 방향을 바꾼 분수령이었다. 폭동 당시 정부의 보호에서 소외됐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한인사회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 정치 후원과 후보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때부터 한인들의 관심사도 교육·치안·세금·주거·교통 등 일상과 직결된 생활 정치 영역으로 넓어졌다.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은 이 같은 변화를 상징한다. LA폭동을 계기로 시민사회 활동에 뛰어든 그는 2004년 어바인 시의원에 당선됐고, 2008년 대도시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으로 선출됐다.
 
최석호 가주 상원의원은 1998년 어바인 교육위원을 시작으로 시의원(2004년), 시장(2012년)에 잇따라 당선됐다. 이후 가주 하원의원(2016년)에 오른 데 이어 2024년 가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교육위원에서 출발해 시와 주정부로 활동 영역을 확대한 대표적인 사례다.
 
미셸 박 스틸은 2006년 가주 조세형평위원에 당선된 뒤 2014년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202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두 차례 임기를 지냈다. 현재는 주한 미국대사로 활동 중이다.
 
영 김은 에드 로이스 연방 하원의원의 보좌진으로 20여 년간 정치 경험을 쌓은 뒤 2014년 가주 하원, 2020년 연방 하원에 진출했다. 2022년과 2024년 재선에 성공해 현재 가주 40지구를 대표하는 3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에는 데이비드 류가 LA시 최초의 한인 시의원으로 선출됐다. 프레드 정은 2020년 풀러턴 시의원에 당선된 뒤 시의회에서 시장으로 선임되며 북부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정치 기반을 넓혔다.
 
이들의 정치 경로는 한인 정치가 특정 선거의 돌풍을 넘어 교육위원회와 시의회, 카운티 정부에서 경력과 조직을 축적하는 구조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한인 정치의 외연은 타주까지 확대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당시 미 육군 부대 하우스보이 생활을 한 신호범은 1992년 한인 최초로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999~2014년 주 상원의원을 지냈고, 재임 기간 상원 부의장까지 역임했다. 1998년 하와이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실비아 장 루크는 24년간 의정 활동을 하며 재정위원장 등을 거쳐 2022년 한국 출생 정치인 최초로 주 전체 선출직인 부지사에 올랐다.
 
특히 2000년대 들어 한인 정치의 무대는 서부 해안에서 동부와 남부·중서부로 빠르게 확산했다. 마크 김은 2009년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이듬해 취임하면서 버지니아주 의회에 진출한 최초의 한인이 됐다.  
 
신디 류는 쇼어라인 시의원을 거쳐 2008년 시의회에서 시장으로 선임돼 전국 최초의 한인 여성 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10년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지방 정치 경험을 주의회로 연결했다.
 
2012년에는 론 김이 한인 최초로 뉴욕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해리스버그 시의원을 지낸 패티 김은 같은 해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2024년 주상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한 번의 당선에 그치지 않고 지방의회에서 주하원과 주상원으로 성장하는 정치 경로가 동부에서도 자리 잡은 것이다.
 
남부와 중서부에서는 한인 2세와 젊은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샘 박은 2016년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 민주당 주하원의원이 됐다. 대니얼 배는 2018년 23세에 오클라호마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당시 최연소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창준이 연방 의회를 떠난 뒤 한인 연방 의원의 공백은 20년간 이어졌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 외교·안보 보좌관 출신 앤디 김이 2018년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한인 최초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공백기가 끝났다.
 
2020년에는 앤디 김이 재선되고 영 김·미셸 박 스틸·메릴린 스트릭랜드가 당선돼 이듬해 한인 연방 하원의원 4명 시대가 열렸다. 세 여성은 최초의 한인 여성 연방의원이 됐다. 한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난 스트릭랜드는 2009년 타코마 시장에 당선됐고, 지방행정 경험을 토대로 연방의회까지 진출했다. 최초의 한국계·흑인계 연방 의원으로,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가주 상원의원이던 데이브 민도 2024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2025년 취임했다. 이들의 이력은 한인 정치인의 진출 경로가 행정부·의회 보좌진과 법조계·학계·주의회 등으로 다양해졌음을 보여준다.
 
앤디 김은 2024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한인 정치사를 다시 썼다. 1903년 미주 한인 이민이 시작된 지 121년 만에 탄생한 첫 한인 연방 상원의원이다.
 
현재 연방 의회에서는 앤디 김 상원의원과 영 김·데이브 민·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 등 4명이 활동하고 있다. 2021년과 같은 숫자지만 상원의원이 포함돼 대표성이 커졌고, 민주·공화 양당과 동·서부를 아우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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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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